사 건 | 2024구합55914 법인세부과처분취소 |
원 고 | 유한회사 AA |
피 고 | ○○세무서장 |
변 론 종 결 | 2024. 12. 12. |
판 결 선 고 | 2025. 2. 6. |
주 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1] 목록 기재 각 법인세 부과처분 중 ‘취소를 구하
는 세액’란 기재 부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A’ 브랜드의 스포츠 의류, 신발 등 제품을 유통하는 네덜란드 법인인 00의 싱가포르 지점(이하 ‘BB’라 한다)으로부터 위 제품을 구입하여 국내 대리점에 도매로 판매하거나 직영매장 및 온라인매장을 통해 소매로 판매하는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는 ○○ 및 부산에 2개의 ‘Employee Store’(이하 ‘이 사건 직원매장’이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직원매장에서 원고의 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직원, 원고가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직원들을 파견하는 외주 용역업체(이하 ‘파견업체’라 한다)의 직원, AA 계열사인 유한회사 CC(이하 ‘CC’라 한다)의 직원 등에게 일정한 할인가격(40%~50%)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혜택을 제공하였다(이하‘이 사건 할인혜택’이라 한다).
다. ○○지방국세청장은 원고에 대한 2015 내지 2020 각 사업연도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한 후, 피고에게 그 결과를 과세자료로 통지하였다. 그 내용은 ‘이 사건 할인혜택의 대상자 중 협력업체, 파견업체, CC의 각 직원들에게 할인하여 판매한 제품의 최종 소비자가격과 실제 판매가격의 차액 상당액(이하 ‘이 사건 할인액’이라 한다)은 접대비에 해당하므로, 그중 구 법인세법(2022. 12. 31. 법률 제19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인세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아래 [표]기재와 같이 손금불산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1] 목록 기재와 같이 2015 내지 2020 각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을 하였는데, 그중 접대비 한도초과액 손금불산입과 관련된 부분은 위 목록 ‘취소를 구하는 세액’란 기재와 같다(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마. 관계 법령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위법 여부
가. 관계 규정의 내용 및 해석
1) 구 법인세법 제25조는 접대비를 ‘접대, 교제, 사례 또는 그 밖에 어떠한 명목이든 상관없이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으로서 내국법인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는 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을 말한다’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접대비는 일정한 증빙서류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도록 하고, 위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손금에 산입하는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2) 원칙적으로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 또는 비용은 손금에 해당한다(구 법인세법 제19조 제1항). 접대비는 기업활동의 원활과 기업의 신장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비로서 기업체의 영업규모와 비례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법인이 사업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가운데 상대방이 사업에 관련 있는 자들이고 지출의 목적이 접대 등의 행위에 의하여 사업관계자들과의 사이에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는 데 있는 것이라면, 그 비용은 법인세법상 접대비라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섣불리 접대비로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두18000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할인혜택은 한국뿐만 아니라 AA 제품이 유통되는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사한 수준과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원고의 정책 매뉴얼(갑 제4호증)에 따르면, 이 사건 할인혜택은 회사 제품의 판매촉진 및 홍보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고, 그 적용대상은 ① 자사 직원 및 그 가족, 동반자, ② 마케팅 영향력이 있는 추천인(Marketing Pass), ③ 협력업체 직원, ④ 글로벌 AA의 직원, ⑤ 스타마케팅/선수로 구분되어 있다. 위 매뉴얼은 이들에 대한 할인율과 구매한도 등을 정하고 있는데, 그 중 협력업체 직원의 경우 1일 구매한도는 50만 원이고, 같은 종류의 제품에 대해서는 6개까지만 구매가 가능하며, 재판매는 금지된다.
2) 피고는 위 각 대상자 중 협력업체 직원, 파견업체 직원 및 CC 직원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이 사건 할인액만이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할인혜택을 받은 대상자별 연평균 할인액 및 비중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3) 주식회사 DD 및 주식회사 EE은 해외 생산법인을 통해 AA신발을 OEM 방식(주문자의 상표를 부착하여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업체로서, 위와 같이 생산한 신발을 BB에 공급하고 있고, 위 기타 AA 제품 생산 협력업체는 위 DD와 EE에 원단, 피혁 등을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FF물류센터 파견업체는 원고가 운영하는 이천시 소재 물류창고에서 제품 운반, A/S 수선, 소비자 콜센터 운영 등의 용역을 위탁받아 공급하고 있고, 위 업체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정되었다. CC는 원고의 최상위지배회사인 HH Inc.에 속한 계열회사로서, 원고는 CC에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회계, 법무, 전산, 인사 등 행정 지원 용역을 공급하고 있다.
4) 이 사건 할인혜택 정책을 담당하는 원고의 임원 김GG이 작성한 진술서의 요지는 ‘① 이 사건 할인혜택은 원고의 매출정책 중 하나일 뿐, 원고가 협력업체 직원 등에게 접대를 해야 할 이유나 필요는 없다. ② 협력업체 직원들이 AA 제품을 착용한다면 그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고, 간접적으로는 제품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 원고는 자사 직원들이 당연히 AA 브랜드를 사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근무 중 AA 제품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할인혜택없이 AA 제품을 착용하라고 권고할 수는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사 직원이든 협력업체 직원이든 AA 제품을 착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사 직원에게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차별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③ 최종 소비자들에게 이루어지는 각종 할인정책과 비교할 때,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할인율은
과도하지 않고,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할인판매에서도 이익이 남고 있다’는 것이다.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갑 제6 내지 8,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할인액은 구 법인세법 제25조에서 정한 접대비에 해당하지 않고, 당초부터 원고의 익금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1) 법인이 접대비를 지출하는 것은 접대비 자체가 법인의 사업에 구체적이고 객관적 효용을 직접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접대ㆍ향응ㆍ오락ㆍ선물 등 주관적 효용을 제공함으로써 거래관계에서 수치화할 수 없는 무형의 이익을 가져온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구 법인세법은 접대비를 손금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위와 같은 지출이 그 목적과 관계없이 남용되거나 변칙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이 통상적으로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것은 판매를 촉진하여 매출을 증대하거나, 아니면 일정한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업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고는 협력업체 직원 등으로 하여금 자사의 브랜드 제품을 착용하도록 권고하면서 그 일환으로 이 사건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의 거래관념에 비추어 볼 때, 운동화나 의류와 같이 일상에서 사용되는 상품을 구매ㆍ착용하게 하는 것은 직원 등의 결속감과 충성도를 강화하고, 다른 경쟁사 제품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나아가 원고와 같은 기업의 제품을 다양한 경로로 노출시키는 것은 불특정 다수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동조를 유발하고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원고 또한 상설 할인매장이나 온라인 매장 등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혜택도 위와 같이 제품의 홍보 등 사업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그런데 이러한 통상의 할인혜택과 달리, 원고가 이 사건 할인혜택을 통해 협력업체 직원 등 특정인과 사이에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려는 접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할인혜택은 AA가 전 세계에서 실시하는 정책에 따라 협력업체나 파견업체, CC의 직원들뿐만 아니라 원고의 직원, 마케팅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추천인에게도 제공되고, 해당 정책에 관한 매뉴얼에는 그 목적과 혜택을 받는 대상자, 할인율, 한도, 절차 등이 명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 할인혜택의 대상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은 마케팅 영향력이 있는 추천인이고, 이들에 대한 할인액도 2015 내지 2020 각 사업연도 동안 연 평균 약 13억 원에 달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할인혜택은 특정한 업무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접대, 교제 또는 사례의 목적보다는 공통된 사업상 이해관계로 묶기 어려운 불특정 집단을 상대로 한 판매촉진 등의 목적으로 시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단순히 이 사건 할인혜택을 제공받은 사람 중 원고와 직ㆍ간접적으로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업체 직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할인혜택의 목적이나 성격을 그 집단별로 분리하여 다르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협력업체와 직접적인 거래관계를 맺지 않고 있고, 파견업체는 경쟁입찰의 방식으로 선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이 사건 할인혜택의 성격을 배척할 만큼 원고가 위 업체의 직원 등에게 접대를 행하여야 할 뚜렷한 목적이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
3)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할인혜택을 제공한 거래로 매출이익이 남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사건 할인혜택에 따라 제공된 제품의 가격과 그 외 제품의 도매가격이나 다른 할인혜택이 적용된 소매가격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협력업체 직원 등에게 위와 같은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협력업체의 직원 등이 자발적으로 원고의 제품을 최종 소비자가격으로 구매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할인혜택을 제공한 거래는 설령 원고의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원고 순자산의 증가를 가져오는 거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사건 할인혜택은 통상의 접대,등의 제공과 같이 원고에게 일방적인 손실을 일으키는 소비적이고 출혈적인 지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주장처럼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범위에서 이루어진 통상의 할인판매 거래와 다를 것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나아가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에게 최종소비자 가격 기준 판매금액 전체가 익금으로 귀속된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본질적인 잘못이 있다. 즉, 피고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할인혜택 거래를 ① 원고가 최종 소비자가격, 즉 시가 상당으로 제품을 판매하여 수입을 얻은 거래와 ② 곧바로 이 사건 할인액 상당의 비용을 지출한 거래로 재구성한 후, 이 사건 할인액을 다시 손금불산입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각 처분을 하였다(2024. 12. 11.자 피고 준비서면 8~9면). 그러나 원고가 협력업체 직원 등에게 이 사건 할인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위 직원 등이 당연히 원고의 제품을 시가로 구매하였을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할인혜택은 그 형식이나 실질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단순히 원고가 제품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판매한 거래일뿐이어서, 위 시가와 실제 판매가의 차액 상당액인 이 사건 할인액은 당초부터 원고의 익금으로 귀속되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 거래를 피고의 뜻대로 시가 상당액에 제품을 판매하고 해당 소득금액을 얻은 거래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구 법인세법이 위와 같은 상황을 규율하기 위하여 마련한 제52조(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의 절차와 요건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할인혜택은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기 위하여 한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거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협력업체, 파견업체의 직원들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이 사건 할인혜택을 피고 주장과 같은 거래로 재구성하는 것은 특별한 법적 근거가 없어 허용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