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먼저 원고가 수취한 소득이 한미조세협약상 사용료소득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특허권 양도계약에 따라 엘지전자 주식회사로부터 지급 받은 소득은 그 실질이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소득에 관한 조세의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방지 및 국제무역과 투자의 증진을 위한 협약」(이하 ‘한미조세협약’이라 한다)에서의 사용료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을 배척하고,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원고가 받은 소득 중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총 55개 특허권에 관한 부분은 한미조세협약상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은 “본 조에서 사용되는 ‘사용료’라 함은 다음의것을 의미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a호에서 ‘문학․예술․과학작품의 저작권 또는 영화필름․라디오 또는 텔레비전 방송용 필름 또는 테이프의 저작권․특허․의장․신안․도면․비밀공정 또는 비밀공식․상표 또는 기타 이와 유사한 재산 또는 권리․지식․경험․기능(기술)․선박 또는 항공기(임대인이 선박 또는 항공기의 국제운수상의 운행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자인 경우에 한함)의 사용 또는 사용권에 대한 대가로서 받는 모든 종류의 지급금’을, 제b호에서 ‘그러한 재산 또는 권리(선박 또는 항공기는 제외됨)의 매각․교환 또는 기타의 처분에서 발생한 소득 중에서 동 매각․교환 또는 기타의 유상처분으로 취득된 금액이 그러한 재산 또는 권리의 생산성․사용 또는 처분에 상응하는 부분’을 각 들고 있다.
조약은 전문․부속서를 포함하는 조약문의 문맥 및 조약의 대상과 목적에 비추어 그 조약의 문언에 부여되는 통상적인 의미에 따라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3다6138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9. 18. 선고 2021두5990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미조세협약의 문언과 체계, 취지 등에 의하면,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 제b호에서 말하는 ‘생산성․사용 또는 처분에 상응하는 부분’의 통상적인 의미는, 같은 항 제a호에서 열거한 특허 등 재산 등을 매각․교환 또는 기타의 유상처분함으로써 얻은 소득 중에서도 특별히 ‘그 재산 등의 사용으로 양수인에게 발생할 매출액의 일정 비율’과 같이 장래 일정한 불확정적인 조건의 성취를 전제로 지급을 약정한 ‘조건부 변동대가’만을 가리킨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 제b호는 그 문언 그대로 ‘매각․교환 또는 기타의 유상처분에서 발생한 소득’ 전부를 사용료로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중 ‘그러한 재산 또는 권리의 생산성․사용 또는 처분에 상응하는 부분’만을 사용료로 취급하겠다는 취지이다. 이는 영문본의 ‘contingent on(…에 의존하는, 좌우되는) the productivity, use, or disposition of such property or rights’라는 표현에도 잘 드러나 있다.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 제a호에 열거된 재산 등의 양도대가 전부가 제b호의 사용료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문언에 배치된다.
나)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이 사용료소득으로 제a호에서 ‘특허 등 무형자산의 사용 또는 사용권에 대한 대가로서 받는 모든 종류의 지급금’을 규정한 외에 제b호를 별도로 마련한 것은, 외형상으로는 사용의 대상이 되는 무형자산 자체의 양도대가일지라도 실질적으로 그 자산의 사용대가와 동일한 성격의 금원 부분 즉, 양도 후 해당 재산 등의 장래 생산성․사용 또는 처분에 상응하는 부분에 한하여는 사용대가와 동일하게 취급하기 위함이다.
다) 한미조세협약 제6조는 소득의 원천 판정 기준을 열거하고 있는데, 그중제3항은 사용료소득의 원천 판정 기준을, 제7항은 ‘제14조 제4항 제b호에 의한 사용료로 규정된 이득을 제외하고’ 무형 또는 유형의 개인재산(personal property) 매매로부터 얻는 소득의 원천 판정 기준을 각 정하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 법에는 ‘개인재산’이라는 개념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법에서는 위 용어가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재산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일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 제a호에 열거된 재산 등의 양도대가 전부가 제b호의 사용료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위 재산 등의 매매로 인한 소득은 전부 사용료소득으로 취급되어 제6조 제3항에 따라 원천이 결정될 것인데, 이러한 결론은 ‘무형 또는 유형의 개인재산 매매로부터 얻는 소득’의 원천 판정 기준에 관하여 제6조 제7항이 별도로 마련된 협약의 체계와 부합하지 않는다.
2)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하여 얻은 소득은 확정적인 고정대가로 보일 뿐 이 사건 특허권의 사용 또는 사용권의 대가이거나 이 사건 특허권의 생산성․사용 또는 처분 등 장래에 일정한 조건의 성취를 전제로 지급이 약정된 ‘조건부 변동대가’가 아니어서, 애초에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의 사용료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로 얻은 소득 전부가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의 사용료소득에 해당함을 당연한 전제로 삼은 뒤,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3항 및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에 관한 종전 판례 법리(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두18356 판결 등)를 토대로 위 소득 중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관한 부분은 한미조세협약상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한미조세협약 제14조 제4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있다.
한편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7항의 ‘개인재산’은 그 문맥상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재산을 가리키는 의미라 할 것이므로, 여기서의 ‘무형의 개인재산’에는 이 사건 특허권이 포함될 여지가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면 그 특허권의 양도로 얻은 소득은 위 조항에 따라 그 특허권이 매각되는 장소에 원천을 둔 것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특허권이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7항의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이 사건 특허권이 매각된 장소를 우리나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추가로 심리하여야 함을 아울러 지적하여 둔다.
2. 다음으로 제3 상고이유 중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로 얻은 소득의 실질이 ARC에 대한 배상금이고 단지 조세회피목적으로 원고가 거래당사자가 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허권 양도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거나 이 사건 양도계약으로 수취한 소득의 실질이 배상금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실질과세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