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수 담당변호사 박철수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신석중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1. 10. 선고 2011나1312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권자취소권은 사해행위로 이루어진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를 취소하고 그 원상회복을 구하기 위한 권리로서 사해행위에 의해 일탈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총채권자를 위하여 채무자에게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 함은 ‘채무자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로서 그로 인하여 채무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게 되거나 채무초과상태를 더 나빠지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위와 같은 법률행위를 할 것이 요구된다.
한편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의 시행 후에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등기명의를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 그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로서 말소되어야 하고, 그 부동산은 여전히 신탁자의 소유로서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이 된다.
따라서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인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채무자인 신탁자가 직접 자신의 명의 또는 수탁자의 명의로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탁자가 실질적 당사자가 되어 법률행위를 하는 경우 이로 인하여 신탁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게 되거나 채무초과상태가 더 나빠지게 되고 신탁자도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러한 신탁자의 법률행위는 신탁자의 일반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경우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은 신탁자와 제3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될 것이고, 원상회복은 제3자가 수탁자에게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는 방법에 의할 것이다.
2. 이 사건에서 원고는 소외 1에 대한 채권자인데, 채무자인 소외 1이 소외 2와의 양자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소외 2 명의로 등기명의를 신탁하여 놓은 이 사건 부동산을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행위는 원고를 비롯한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외 2와 피고 사이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 및 그 원상회복으로서 피고에 대하여 소외 2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은 이 사건 부동산의 수탁자인 소외 2와 피고 사이의 법률행위이므로 소외 1의 채권자인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사해행위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하여 각하하고 사해행위취소를 전제로 구하는 원상회복청구 부분은 기각하였다.
3.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소외 1이 소외 2 명의로 등기명의를 신탁하여 놓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에 대해 사해행위로 취소를 구한다고 주장하였고, 피고 또한 소외 1이 피고에게 위 근저당권설정을 해준 사실을 다투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고는 채무자인 소외 1이 실질적 당사자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처분한 행위 자체에 대해 사해행위로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에게 석명을 구하여 과연 원고가 사해행위취소를 구하는 행위가 어느 것인지를 확정한 후 심리를 하였어야 할 것임에도(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359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소외 2와 피고 사이의 법률행위를 사해행위취소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제한 다음,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 중 사해행위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하여 이를 각하하고 사해행위취소를 전제로 구하는 원상회복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고 하여 이를 기각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가 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석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