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고】
인천광역시 동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일 담당변호사 이병호 외 1인)
【피 고】
인천광역시 동구의회
【변론종결】
2000. 10. 27.
【주 문】
피고가 2000. 5. 15. 인천광역시동구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안에 대하여 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 소송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원고가 주민자치단체설치와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2000. 2. 10. 피고에게 '인천광역시동구주민자치센터설치및운영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고 한다)에 대한 의결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5일 그 중 제7조 제1항과 제2항 및 제17조 제2항(이하 '이 사건 계쟁 조항'이라고 한다) 등을 수정 의결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가 인천광역시장의 지시에 의하여 같은 해 3월 18일 이 사건 계쟁 조항 등이 법령에 위반된 것이라는 이유로 그에 대한 재의결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00. 5. 15. 당초의 수정 의결과 같은 내용으로 재의결을 한 사실과 이 사건 계쟁 조항 중 ⑴ 제7조 제1항은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동사무소에 설치된 각종 문화·복지·편익시설과 프로그램을 총칭하는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관할 동장이 하되, 주민자치위원회의 사전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⑵ 제7조 제2항은 위와 같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동장이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⑶ 제17조 제2항은 동장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의 위촉을 원고에게 추천함에 있어 당해 지역 구의원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이 사건 계쟁 조항의 법령위반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먼저 지방자치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07조와 영 제41조 및 제42조의 규정에 따르니, 지방자치단체는 그 소관 사무의 범위 내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심의 등을 목적으로 자문기관을 조례로 설치할 수 있는 외에, 그 소관 사무의 일부를 독립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합의제 행정기관을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설치할 수 있는바, 그러한 합의제 행정기관에는 그 의사와 판단을 결정하여 외부에 표시하는 권한을 가지는 합의제 행정관청뿐만 아니라 행정주체 내부에서 행정에 관한 의사 또는 판단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만을 가지는 의결기관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조례안 제7조 제1항에서 그 소정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관하여 의결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 자체는, 그러한 의결기관으로서의 주민자치위원회의 설치에 관하여 영 제4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자치부 장관의 승인이 가능한 것인지의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법 제159조 제3항에서 재의결의 효력 배제의 사유로 정하고 있는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법 제95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 등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그 하부행정기관에 위임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조례안 제7조 제1항에서 주민자치센터를 관할 동장이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위임 규정에 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동장이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다시 민간에 위탁하는 것은 그 수임사무의 재위탁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그에 관하여는 별도의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법 제95조 제3항은 소정 사무의 민간위탁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동장과 같은 하부행정기관이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행정권한의위임및위탁에관한규정 제4조 역시 동장이 자치사무에 관한 수임권한을 재위임 또는 재위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은 그 규정 내용상 분명하며, 달리 동장이 그 수임권한을 재위임 또는 재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근거 법령이 없으므로, 이 사건 조례안 제7조 제2항에서 동장이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을 다시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결국 법령상의 근거 없이 동장이 그 수임사무를 재위탁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법령에 위반된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법상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과 지방의회는 서로 분립되어 제각각 그 고유권한을 행사하되 상호견제의 범위 내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되는 것이므로, 집행기관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권의 행사에 있어서도 지방의회는 견제의 범위 내에서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또 집행기관을 비판·감시·견제하기 위한 의결권·승인권·동의권 등의 권한도 법상 의결기관인 지방의회에 있는 것이지 의원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대법원 1994. 4. 26. 선고 93추175 판결, 1996. 5. 14. 선고 96추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례안 제17조 제2항에서 구청장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을 위촉함에 있어 동장과 당해 지역 구의원 개인과의 사전 협의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지방의회 의원 개인이 구청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 행사에 사전 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 또한 법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계쟁 조항 중 제7조 제2항 및 제17조 제2항은 법령에 위반된 규정이라 할 것이고, 그 각 규정이 법령에 위반된 이상, 다른 규정이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그 효력을 모두 부정할 수밖에 없으므로(대법원 1992. 7. 18. 선고 92추31 판결 참조),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의 효력 배제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결국 정당하여 받아들인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