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구치오 구치 쏘시에떼 퍼 아찌오니(GUCCIO GUCCI S.p.A.)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성민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크라운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종윤 외 1인)
【원심판결】
특허법원 2000. 12. 19. 선고 2000허523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① 소외 1은 원고 회사의 창립자인 소외 2의 손자로서 원고 회사에서 30년간 근무하다가 1982년경 독립하였고, 소외 피.지. 크리에이티브 리미티드(P.G. Creative Ltd.)를 설립하여 그의 이름을 딴 Paolo Gucci 관련 상표에 대한 라이센싱 업무를 전세계적으로 시작하였다.
② 이 사건 등록상표 "" (등록번호 생략)는 소외 1이 1992. 11. 13. 등록받았는데, 위 소외 1이 사망한 후 1996. 11. 21. 원고에게 양도되어 1998. 6. 5. 원고 앞으로 상표권이전등록이 마쳐졌다.
③ 피고는 1991년경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왔는바(1994. 11. 11.부터 1996. 12. 31.까지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전용사용권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1998. 7. 31. 서울지방법원 97가합75576호 사건에서 이 사건 등록상표권과 GUCCI 관련 상표권의 침해가 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들을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들에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요지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2000. 10. 10.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98나49694호에서 항소기각의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위 제1심판결의 가집행선고는 위 항소심 판결시까지 집행정지상태에 있었으며, 한편 피고 회사와 그 대표이사이었던 소외 3에 대하여는 1997. 1. 1.경부터 2000. 3. 13.경까지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불법으로 사용하여 상표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000. 3. 30. 서울지방법원에 공소가 제기되었다.
④ 1991년경부터 1996년경까지 피고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업체가 Paolo Gucci 관련 상표에 대하여 상품별로 사용권을 설정받아 활발하게 Paolo Gucci 관련 상표를 부착한 상품을 제조·판매하였다.
⑤ 원고는 "GUCCIO GUCCI" 및 "GUCCI" 상표 등에 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관하여 선출원 등록 상표권자이다.
2. 제1점에 대하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상표등록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같은 조 제6항 소정의 '이해관계인'이라 함은 취소되어야 할 불법적인 등록상표의 존속으로 인하여 상표권자로부터 상표권의 대항을 받아 그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피해를 받을 염려가 있거나 법률상 자신의 지위에 영향을 받을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그 등록상표의 소멸에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0. 2. 22. 선고 98후737 판결 참조).
원심은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기초로,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적법한 사용권자가 아니었던 1997년경 이후에도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다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등록상표권과 GUCCI 관련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소송이 제기되어 판결에 의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태에 있으므로, 그와 같이 상표권의 대항을 받은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존속과 소멸에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등록취소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원고의 선출원에 의한 등록상표인 GUCCI 상표로 인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 내지 GUCCI 상표가 포함된 유사한 상표를 출원하여 등록하거나 사용할 수는 없으나, 이 사건 등록상표와 원고의 위 GUCCI 상표는 별개의 상표로서, 이 사건 등록상표권이 소멸됨으로써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하고 GUCCI 표장이 포함되지 않는 Paolo 상표 등에 대한 출원의 우선권을 가지게 되고, 또 이 사건 등록상표권 자체의 침해로 인한 법적인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등의 이익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단지 GUCCI 표장이 포함된 상표를 등록, 사용할 수 없다는 사유만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의 소멸에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표등록취소심판청구의 이해관계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일부 판례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들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제2점에 대하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제4항은 불사용으로 인한 상표등록취소심판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상표의 사용'이라 함은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6호 각 목 소정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고, 또 상표불사용에 대한 '정당한 이유'라 함은 질병 기타 천재 등의 불가항력에 의하여 영업을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법률에 의한 규제, 판매금지, 또는 국가의 수입제한조치 등에 의하여 부득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국내에서 일반적·정상적으로 거래될 수 없는 경우와 같이 상표권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지 아니한 상표 불사용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7후3920 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이 사건 등록상표권은 방위적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고 이러한 방위적 목적의 상표의 경우에는 피고를 비롯한 상표권 침해자에 대하여 상표권을 행사하여 온 것만으로도 불사용의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소송 등을 통하여 상표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는 상표의 사용이라고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방위적 목적의 상표라고 하여 위와 같은 이유만으로는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취소를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아울러 원고는 상표권 침해자에 대하여는 법적인 수단을 통하여 침해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단지 침해행위가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불사용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하등의 근거가 없다고 본 다음, 이어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게 되면 원고 자신의 영업상의 신용이 실추되므로 그 불사용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도, 상표권 침해자가 여러 명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영업상의 신용이 실추된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원고는 상표권자로서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취소를 면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등록상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광고 등을 통하여 침해상품과의 차이를 분명히 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진정한 상표권자이고 진정상품과 침해상품을 구별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도 볼 수 있으며(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부착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침해자들로 인하여 영업상의 수지를 맞추기 힘든 경우도 상정하여 볼 수 있으나, 적어도 불사용으로 인한 등록취소를 면할 수 있는 적은 규모로라도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나아가 이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는 불사용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도 없다.), 또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한다고 하여 GUCCIO GUCCI 내지 GUCCI 상표에 관한 원고의 영업상의 신용이 실추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취지로 배척한 끝에, 결국 원고의 주장사유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아니한 데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표불사용의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권리의 남용이 되기 위하여는 그 권리의 행사가 형식만 가질 뿐이지 실질에는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거나 권리의 행사로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불사용으로 인한 상표등록취소심판은 이해관계인에 해당되기만 하면 누구나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권의 침해자라고 하나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등록을 취소시키고 또 그로 인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등록취소심판청구가 심판청구권의 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