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영주)
【피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서영화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8. 4. 9. 선고 97나725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소외 1이 그 소유의 선박인 제33대광호에 관하여 보험자인 피고와 사이에 선원법 소정의 재해보상규정에 따라 선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선원 또는 그 유족 등에 대하여 보상책임을 짐으로써 입게 될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자재해보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의 동생인 소외 2는 소외 1에게 고용되어 제주도 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제33대광호에 승선하기 위해 동 선박의 어획물 운반선인 제5한길호를 타고 가다가 제주도 북동 해상에서 선체요동으로 바다에 떨어져 행방불명이 된 사실은 인정되지만, 원고가 소외 2가 행방불명될 당시 그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생계를 같이 하고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는 전혀 없다는 이유로, 유족으로서 선원법상의 유족보상금·장제비 및 행방불명보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제1심 이래 줄곧 위 소외 2가 당한 업무상 재해가 보험약관에 따라 보상하는 손해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서만 다투어 왔을 뿐이고, 제1심판결도 그 기초사실로서 원고가 위 소외 2의 형으로서 그 수입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유족인 사실은 인정하는 한편,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위 제33대광호에 승선한 특정된 11명의 선원과는 달리 위 소외 2는 추가승선에 따른 이 사건 보험계약이 변경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부보된 선원이 아니어서 피고는 위 소외 2의 사망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원심에서도 동일한 쟁점만을 둘러싸고 공격과 방어를 거듭하다가, 변론을 종결한 후에 제출된 피고의 1998. 4. 8. 자 변론재개신청서 및 준비서면에서 비로소 원고는 처와 자식이 있는 가장으로서 동생인 위 소외 2의 수입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제기하였으나 위 준비서면은 진술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이 선고된 점을 엿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소송수행 과정이나 심리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변론종결시까지 당사자 사이에는 위 망 소외 2가 이 사건 책임보험계약에서 부보 대상으로 삼은 선원 속에 포함되는지 여부만이 쟁점이 되어 다투어져 왔을 뿐 원고가 위 소외 2의 수입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한 것인지 여부는 명시적인 다툼이 없었으므로, 설사 원심이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증거자료에 의하여 원고가 위 소외 2의 수입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는 심증이 들었다고 할지라도 이를 재판의 기초로 삼기에 앞서, 마땅히 당사자들이 간과한 재해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유족의 요건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입증을 촉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원고가 이미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러한 요건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였음은, 당사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인 관점에 기한 예상외의 재판으로 원고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 소외 2의 유족으로서 그 재해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5. 4. 14. 선고 94다59950 판결, 1994. 6. 10. 선고 94다8761 판결 등 참조), 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