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창원지방법원 1992.10.30. 선고 92노69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보건대
1.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이 협의 소유의 이 사건 미등기건물을 관리를 위임받아 거주하여 오던 중 이를 담보로 하여 돈을 차용할 것을 마음먹고, 1991.3.6. 마산지방법원 창원등기소에 위 건물이 피고인의 소유라는 취지를 기재한 건물소유권보존등기신청서와 채권자 김오랑, 채무자 피고인, 채권최고액 금 45,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서를 각 작성,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건물등기부에 같은 내용의 소유권보존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치게 함으로써 공정증서인 위 건물등기부에 각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그 무렵 위 불실기재된 건물등기부를 위 등기소에 비치케 하여 각 이를 행사하고, 위 건물 1동을 횡령하고, 같은 해 7.23.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한 다음 근저당권자 최운규, 채무자 피고인 채권최고액 금 10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서를 작성, 제출하여 그 정을 모르는 등기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비치하게 함으로써 공정증서원본을 불실기재하게 하여 행사하고, 또 위 건물 1동을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2. 그러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일단 횡령을 한 이후에 그 재물을 처분하는 것은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당원 1978.11.28. 선고 78도2175 판결 참조).
3. 부동산의 보관은 원칙으로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인에 대하여 인정되지만 등기부상의 명의인이 아니라도 소유자의 위임에 의거해서 실제로 타인의 부동산을 관리, 지배하면 그 부동산의 보관자라 할 수 있고,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은 미등기의 건물에 대하여는 위탁관계에 의하여 현실로 부동산을 관리 지배하는 자가 보관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미등기건물의 관리를 위임받아 그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건물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4.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 횡령죄에 있어서의 행위자는 이미 타인의 재물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그 점유를 자기를 위한 점유로 변개(變改)하는 의사를 일으키면 곧 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단순한 내심의 의사만으로는 횡령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그 영득의 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미등기건물의 관리를 위임받아 보관하고 있는 피고인이 임의로 그 건물에 대하여 자신의 명의로 보존등기를 하거나 동시에 타인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었다면 이는 객관적으로 불법영득의 의사를 외부에 발현시키는 행위로서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승낙없이 이 사건 건물을 자신의 명의로 보존등기를 함으로써 이 때에 이미 횡령죄는 완성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 횡령행위의 완성 후에 타인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행위는 위 피해자에 대한 새로운 법익의 침해를 수반하지 않는 이른바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5.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