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A
【상 고 인】
검 사
【원심판결】
광주지방법원 1994.8.12. 선고 93노12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2.7.29. 13:00경 전남 진도읍 남동리 소재 진도군 수산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B 어촌계장인 공소외 C와 사이에 위 어촌계의 계원이 아니면서 위 어촌계의 어업권에 속하는 전남 진도군 D 동방 약 6,700m 해상의 해태어업권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어업권을 임대차의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함에 있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수산업법 제33조, 제37조 제1항, 제38조,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1항, 제4항, 제5항의 각 규정에 따르면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은 당해 어촌계가 정하여 관할청의 승인을 받은 어장관리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어촌계의 계원이 행사할 수 있을 뿐 이를 타에 임대할 수 없으나, 다만 당해 어촌계원의 이익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그 사업의 일부를 그 계원이 아닌 자에게 이용하게 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이는 당해 계원의 사업 이용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를 임대차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에 의하여 전남 진도군 B에 거주하는 주민 139명으로 구성된 B 어촌계는 위 D 동방 약 6,700m 해상의 해태양식장 50ha에 관하여 어업면허를 취득한 후 그 계원 7명으로 하여금 해태양식을 하게 해 왔고, 피고인은 위 B의 인근에 있는 E 어촌계의 계원으로서 수년 전부터 위 해태양식장의 일부에서 불법으로 해태양식을 해 온 사실, B 어촌계는 피고인의 요청으로 1992.7.26. 임시총회에서 어장관리규약을 의결함과 함께 위 어업면허지역 중 B 어촌계원이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는 지역에 한하여 피고인과 공소외 F에게 해태양식을 허용하기로 결의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1992.9.2. B 어촌계장인 소외 C와 위 어업면허지역 중 일부에 대하여 입어자는 피고인 외 1인, 입어시설량은 해태발 200책, 입어기간은 1992. 7. 30.부터 2년간, 입어료는 처음 1년간은 500,000원, 그 다음 1년간은 1,000,000원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임시총회에서 결의된 위 어장관리규약은 1992.10.1. 진도군수의 승인을 받은 사실 등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B 어촌계와 사이에 체결된 위 계약은 같은 어촌계가 위 어장관리규약에 의하여 그 사업의 일부를 다른 어촌계원인 피고인에게 이용시키기로 하는 입어행사계약으로서 이를 임대차계약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16조 제1항이 그 제2호에서 어촌계가 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 중의 하나로서 "어업권의 취득 및 어업의 경영"을 들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에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어촌계의 사업의 일부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위 제1항 제2호의 경우를 특별히 제외하고 있지 않지만, 원심이 들고 있는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에 의하더라도 어촌계는 정관에 미리 정함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계원이 아닌 자에게 그 사업의 일부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B 어촌계의 경우 그 정관에서 같은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을 계원이 아닌 자에게 이용 또는 행사시킬 수 있다고 정한 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에게 허용할 수 있는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 소정의 "사업의 이용"이라고 함은 어디까지나 어촌계가 당해 사업의 운영주체임을 전제로 하여 그 사업 운영을 원활히 할 목적하에 계원의 이용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원이 아닌 자가 당해 사업이나 시설을 이용함을 의미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계원이 아닌 자가 그 사업의 운영주체가 되는 것까지 이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와 같이 어촌계가 그 계원이 아닌 피고인으로 하여금 어촌계 명의로 취득한 어업권의 일부를 행사케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임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은 어업권의 임대차의 실질을 갖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어업권의 임대차는 어업권자가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어업권이 행사되고 그 어업을 영위함에 의하여 생기는 이익은 차임으로 어업권자에게 지급되는 것 이외에는 모두 임차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그 운영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것이므로 이를 위 시행령 제16조 제4항에서 허용하는 "사업의 이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수산업법이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적격성과 우선순위 등의 판단을 거쳐 자영할 의사가 있는 자에게 해당 수면을 구획·전용하여 어업을 경영케 하고 그 이익을 제3자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 아래 마련된 어업면허제도의 근간을 유지함과 아울러 어업권자가 스스로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부재지주적 지대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자영하는 어민에게 어장을 이용시키려는 데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의 판단과 같이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로 하여금 어촌계의 사업을 이용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을 행사케 하고 그 대가를 징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어촌계 명의의 어업권에 대한 임대차를 사실상 널리 허용하는 셈이 되고, 이는 곧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는 수산업법의 근본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기록(공판기록 134면)에 의하면, 위 어촌계의 양식어업어장관리규약은 그 제3조에서 위 어촌계의 어업권은 그 어장에 인접한 지역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주소를 가진 당해 지구별조합의 조합원이 이를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4조에서 어촌계는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의 어장에 대하여 어업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자와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상 3년 이내의 행사기간을 정하여 어업권의 행사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위 어촌계의 계원이 아닌 자도 어촌계가 취득한 양식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으나. 수산업법 제37조 제1항, 제38조, 제40조 제1항,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어촌계가 가지고 있는 어업권은 당해 어촌계의 계원이 이를 행사할 수 있고, 계원이 아닌 자는 같은 법 제2조 제7호의 입어자에 해당하거나 수산업협동조합법시행령 제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준계원이 된 경우에만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할 수 있으며,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에서는 위와 같이 계원이 어업권을 행사하거나 계원이 아닌 자가 공동어업권의 어장에 입어함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우선순위 등의 자격, 어업권의 행사방법과 입어방법, 어업의 시기, 어업의 방법, 행사료 및 입어료 기타 어장의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이고, 또한 수산업법상 "입어"라고 함은 같은 법 제44조의 규정에 의하여 어업의 신고를 한 자로서 공동어업권이 설정되기 전부터 당해 수면에서 계속적으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여 온 사실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자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어업권원부에 등록된 자가 공동어업의 어장에서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것을 말하므로(같은 법 제2조 제7호, 제40조), 이는 공동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공동어업을 하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이 사건과 같이 양식어업권자의 어업구역에서 양식어업을 하는 경우에는 허용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원이 아닌 자에게 양식어업권의 행사나 양식어업권의 어장에의 입어를 허용하는 위 어촌계의 어장관리규약은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그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위 어장관리규약에 따라 피고인이 위 B 어촌계와 체결한 이 사건 계약 또한 적법한 어업권의 행사나 입어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위에서 본 관계 법령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