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제1심에서의 주장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피고의 주장을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과 함께 다시 살펴보아도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제10면 아래에서 6행부터 제11면 아래에서 3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2)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귀책사유 없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부과제척기간의 만료 전까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게 되었다는 등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원고의 과세전적부심사 기회를 박탈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원고는 2017. 12. 8. 인&&&에 이 사건 신주인수권을 2,238,627,930원에 양도하고, 취득가액을 2,055,675,904원으로 하여 2018. 2. 28. AA세무서장에게 2017년 귀속 양도소득세 33,851,770원을 예정신고하고 이를 납부하였다(이 사건 신고). 원고는 이 사건 신주인수권의 양도에 대하여 법정신고기한 내에 예정신고를 하였으므로, 위 양도소득세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은 위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인 2018. 6. 1.부터 5년 뒤인 2023. 5. 31.이다. 그런데 피고는 그 만료일을 1개월 18일 앞둔 2023. 4. 13.에야 과세예고통지를 하고 불과 5일 뒤인 같은 달 18. 이 사건 처분을 함으로써, 원고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② 원고는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에서 인정된 가액을 그대로 취득가액으로 삼아 이 사건 신고를 하였다. 그런데 AA세무서장은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조정권고에 따라 2019. 6. 18.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그렇다면 AA세무서장으로서는 그 무렵 이 사건 신주인수권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경정하고 증여세 환급금으로 이를 충당하는 결정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2019. 6. 21. 증여세 환급결정만을 하였다.
③ 그 후 원고가 2021. 12. 29. 주소를 이전함에 따라 관할 세무서가 피고로 변경되었으나, 피고는 그로부터 약 1년 1개월 후인 2023. 2. 8.에서야 원고에게 ‘이 사건 신고가 과소신고 되었으니 수정신고를 하라’는 취지로 유선 연락을 하였을 뿐이다. 결국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2019. 6. 18.부터 과세예고통지일인 2023. 4. 13.까지 약 3년 10개월이 경과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AA세무서장이나 피고가 원고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추가로 사실관계를 조사·확인하였다거나 그러한 필요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④ 이에 대하여 피고는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는 과세대상이 되는 이익과 세율은 물론 조세채무의 확정방식까지 다른 별개의 세목이므로 증여세 부과처분에 관하여 다툼이 있다고 하여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에 필연적으로 영향이 미친다거나 어떠한 영향이 발생할지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에서 인정된 증여재산 가액을 그대로 반영하여 이 사건 신주인수권의 취득가액을 산정하고 이 사건 신고를 하였으므로, 그 부과처분이 취소되면 취득가액이 달라 진다는 것은 별도의 조사나 판단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사건 처분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취득가액은 당초 예정신고한 취득가액에서 관련 증여세의 증여재산가액을 공제한 결과와 다르지 아니하다. 조세채무의 확정방식 등이 서로 다르다는 사정은 과세관청이 이미 보유한 자료만으로 양도소득세를 경정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⑤ 피고는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되었더라도 그 효력이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에까지 당연히 미친다고 볼 수 없고 과세관청에 양도소득세를 직권 경정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도 아니므로,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한 데에 피고의 귀책사유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의 효력이나 과세관청에 양도소득세를 직권 경정할 법적 의무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피고가 원고의 양도소득세를 산정할 수 있는 충분한 과세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3년 10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한 시점에 이르러 비로소 과세예고통지를 한 것이 '과세관청의 귀책사유 없는 부득이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이고, 피고 주장의 사정들은 피고가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하여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한 상황을 형성한 데 대한 정당화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AA세무서장이나 피고는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되었음에도 2023. 2. 8.까지 이 사건 신고와 관련하여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⑥ 피고는 통상의 세무공무원은 납세의무자의 신고내용을 확인하여 결정을 마치면 납세의무자의 수정신고, 내·외부 기관의 감사 또는 다른 과세관청의 과세자료 통지, 제3자의 탈세제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다시 검토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위의 ‘내·외부 기관의 감사 또는 다른 과세관청의 과세자료 통지’에 준하거나 그보다 인식이 용이한 사정이 존재하였다. 다른 과세관청으로부터 과세자료를 통지받은 경우가 아니라, 이 사건 신고를 접수하여 결정까지 마친 AA세무서장이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하고 그 환급결정까지 하였기 때문이다.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의 담당 부서가 나뉘어 있다는 것은 과세관청 내부의 사무분장에 관한 사정에 불과하고, 대외적으로 AA세무서장은 하나의 행정청으로서 그 소속 공무원들의 행위는 모두 그 행정청의 행위로 평가되므로, 내부의 업무협조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취득가액의 변동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과세관청이 감수하여야 할 것이지 납세자에게 그 불이익을 돌릴 사유라고 볼 수 없다.
⑦ 피고는, 원고의 양도소득세에 관한 과세자료를 확인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부과제척기간에 임박하여 과세예고통지를 하게 되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AA세무서장은 이 사건 신고에 따라 원고의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내역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의 취소 및 그 환급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신주인수권의 취득가액이 변경되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이 취소될 무렵에는 원고의 양도소득세에 관한 과세자료가 이미 구비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고, 달리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관련 증여세의 증여재산가액을 반영하는 방법 등에 관하여 법령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⑧ 피고는, 원고가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는 이 사건 신주인수권의 시가를 다투면서도 양도소득세는 과세관청이 평가한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삼아 신고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였으므로 스스로 수정신고를 하였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신주인수권을 양도할 당시에는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그 처분에서 인정된 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삼아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처사이고 이를 두고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난하기 어렵다. 나아가 그 후 취득가액이 달라진 것은 과세관청이 스스로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설령 원고가 그 무렵 자발적으로 수정신고를 하지 아니한 데 미진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한 사유의 존재는 과세관청이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납세자가 수정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이 곧 과세관청이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한 데 대한 정당화 사유가 될 수는 없다.
⑨ 피고는, 2023. 2. 8.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도 있었으나 신고납부세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원고의 자발적인 수정신고를 유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검토기간을 필요로 하였으며, 그 결과 원고는 가산세 감면신청의 기회까지 얻어 실제로 일부 감액을 받았으므로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하게 된 데 피고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2023. 2. 8. 피고의 연락을 받고 20일 만인 같은 달 28. 수정신고와 함께 가산세 감면신청을 하였는바, 원고가 수정신고를 현저히 지연하였다거나 부과제척기간을 도과시키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볼 자료가 없고, 그 감면신청 사유도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의 취소로 취득가액이 달라져 신고가 지연되었다는 것으로서 수긍할 만하며 피고 역시 이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결국 절차가 지연된 원인은 피고가 수정신고 안내를 늦게 한 데 있는 것이지 원고의 수정신고나 감면신청 절차에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가산세 감면의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은 원고에게 이익이 되는 사정일 뿐, 그로써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터 잡은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박탈한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⑩ 피고는,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5두33014 판결의 사안은 과세관청이 과세자료를 이관받고서도 이를 검토하지 아니한 경우인 반면 이 사건은 과세자료가 발생한 사실조차 없어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위 판결을 원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세자료가 생성되어 과세관청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는지 여부는 '과세관청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제3호의 사유를 들어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으로 나아간 데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정 중 하나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러한 사실관계의 차이를 들어 위 법리의 적용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 사건은 과세관청이 이미 이 사건 신고에 따른 예정신고 내역을 보유한 상태에서 스스로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한 경우이므로, 다른 과세관청으로부터 자료를 이관받아야 비로소 이를 알 수 있는 경우보다 오히려 그 인식이 용이하였다.
⑪ 피고는, 과세관청의 귀책사유를 부정한 사례로 수원고등법원 2024. 12. 6. 선고2024누11279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25. 4. 11. 선고 2023누35113 판결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앞의 사건은 과세관청이 예정신고를 검토한 뒤 필요경비 확인을 위하여 과세자료를 생성하여 누적·관리하다가 납세자의 주소 이전에 따라 이를 이관한 사안으로 과세관청이 사안을 방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였다. 뒤의 사건은 법인세에 관한 세무조사에서 확인된 매출누락이 주식의 1주당 평가액에 미치는 영향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거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로서, 상급기관의 감사결과를 통보받은 때로부터 불과 13일 만에 과세예고통지가 이루어진 사안이었다. 반면 이 사건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같은 과세관청이 스스로 관련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함으로써 취득가액의 변동을 곧바로 알 수 있었음에도 그로부터 약 3년 10개월이 지나서야 과세예고통지가 이루어진 경우이므로, 위 각 판결을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⑫ 피고는,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과세관청이 부과제척기간 내의 모든 과세대상 거래를 상시 점검하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부과제척기간 제도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주장의 취지는 과세관청에 그와 같은 일반적인 상시 점검의무를 지우자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과세관청이 스스로 선행 처분을 취소함으로써 후행 세목의 과세표준이 달라진다는 사정을 쉽게 알 수 있었던 이 사건에 한정된 것이다. 또한 부과제척기간 제도는 조세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기 위하여 과세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는 것일 뿐, 과세관청이 그 기간이 만료될 무렵까지 사안을 방치한 결과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취지는 아니다.』
2.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